진안중평굿은 좌도굿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이자 좌도굿의 뿌리이다. 그러기 때문에 좌도굿의 전반적인 특징이 곧, 중평굿의 특징이다.
좌도굿 가락은 높고 낮은 산의 조화처럼 투박하면서도 굵고 깊으며, 빠르고 가락수가 많다. 전투적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남성적인 힘을 바탕으로 한 판이 웃놀음의 조화로 박진감이 넘친다. 모든 치배가 전립(상모)를 쓰고 치복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복색은 다를 수 있다. 거의가 오방색을 갖춰 입는 것이 보통이다.
좌도굿은 온몸으로 치지 않으면 상모짓을 할 수가 없다. 상모짓의 허공을 도는 선은 또 하나의 꽃이 피는 것 같아서 소리의 울림과 선의 조화로움은 가히 예술적이며 황홀지경으로 몰고 가는 일등공신이다. 좌도굿은 몸으로 쳐야지 손끝으로 기교를 부려서는 그 맛을 낼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가락이 단순한 것처럼 보이나 그 속의 여백미가 있어 여유로우면서도 그 깊이는 한 층 더 높다. 혹자들은 좌도굿 배우기가 어렵다고 하고 재미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상모짓은 좌도의 대표적인 몸짓행위 인데 한번 익히고 나면 그 맛을 알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가락도 상모따라 변하기도 하고 상모도 가락 따라 변하는 것이지마는 상모와 가락이 자연스러워 질 때가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복색은 군악의 영향을 받아 군졸 옷차림과 비슷하며 상황에 따라 편리한대로 입는다. 흰색저고리에 덧거리(검정, 파랑)를 입기도 하고 쇠는 덧거리 등에 삼색드림을 달아 입기도 했다. 보통 흰색 바지저고리에 삼색띠를 두른다. 삼색은 왼쪽어깨에 파란띠를, 오른 어깨는 빨간색을 두르고 허리는 노란띠로 멘다.
상모는 전원이 쓰며 쇠⦁장구⦁징은 부들상모를 쓰고 소고는 채상을 쓴다. 부들상모(두루미털, 칠면조털)는 개꼬리상모를 쓰는데 김봉열 선생님은 격자속의 줄을 자전거 살로 만들었고, 현재는 옛날 자연그대로 실을 빳빳하게 꼬아 만드는데 쇠로 만든 느낌보다 부드러워 재주부리기가 낫다. 부들상모놀음 군영에서 가락과 함께 암호로 신호역할을 했다. 상모짓으로는 외사, 양사, 사사, 팔사(돌개상), 나비상, 퍼넘기기, 전조시, 산치기, 개꼬리 등으로 예술적인 미를 더했고, 채상은 외사, 양사, 팔사, 나비상, 쫏음상 등으로 허공을 가르는 선을 통해 예술의 극치를 표현한다. 몸짓은 안대미, 연풍대, 두루걸이, 좌반뒤지기 등이 있다.
가락절차는 모든 가락이 느린 가락에서 빠른 가락으로 연결되어 가장 빠른 두마치로 끝난다. 가락의 연결이나 마치는 절차가 비슷한 것들끼리 묶어 보면 일정한 틀을 가지고 연행한다. 첫째, 넘는 가락과 두마치로 끝내는 가락은 세마치, 일곱, 여덟, 아홉마치와 파장굿인데 판굿의 첫 마당을 넘는 가락으로 넘어가서 쌓아가고, 끝 마당은 사설을 외치며 넘는 가락과 함께 마무리하는 절차를 질서 있게 푼다.
두 번째는 외마치와 두마치로 끝나는 가락인데 갖은 열두마치, 느린삼채, 춤굿, 반잔지래기, 돌굿(보통열두마치)이다. 여기서 또 공통적인 특징은 판굿 맨 처음의 열두마치와 마지막 부분의 보통열두마치 인데 앞 열둘은 판을 열어 풀어가는 마당이고, 뒤의 열둘은 판을 정리하여 마무리하는 것이다. 또 느린삼채, 춤굿, 반잔지래기는 가락의 흐름이 비슷하고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가락들이다.
셋째는 품앗이 가락과 두마치로 끝나는 것인데 품앗이굿, 각정굿, 노래굿, 영산, 왼잔지래기 등이다. 이 가락들은 짝을 이루어 진행하는 굿으로 지극히 집중을 요하고 주고받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징을 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진안중평굿은 전체적으로 가락에 힘이 있고 울림이 많다. 그것은 채와 타법이 다른곳의 굿과 다르기 때문인데, 우선 채는 채끝의 알을 폭이 넓고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 가락을 투박하고 부드럽게 만들었으며, 타법은 직타와 원타의 조화를 이루어 박혀 울리는 소리로 마음을 솎아낼 수 있다. 특히 영산은 쇠의 울림을 길게 하고 선명하게 하기위해 다섯 손가락으로 막음을 하며, 쇠를 잡은 팔을 펴서 척 내려놓는 모습은 마음을 비운 자연의 순수함과 닮았다.